건강 검진표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에서 약간 높게 나와 혈압약 처방을 받았고 꾸준히 약을 2년간 복용하고 있습니다. 운동과 생활 습관개선으로 혈압은 정상을 유지하는데 약 복용을 몇 주 간 안 하고 간혹 생활습관이 무너지는 날에는 혈압이 올라가는 현상이 생겨서 혈압약 복용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안심했던 생각은 가장 위험한 착각이었습니다. 소리 없이 무너지는 것이 혈관 질환의 본질입니다.
1. 협심증 극복 과정에서 제가 배운 것들
직장생활 중 불규칙한 수면과 야식, 운동 없는 생활을 반복하던 시절, 저는 변이형 협심증 예진을 받았습니다. 변이형 협심증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며 일시적으로 수축하는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안정 시에도 발작이 올 수 있어서, 당시 새벽에 가슴이 조여드는 느낌이 들어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신호였는지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 이후 생활습관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격일로 아침마다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빠른 걷기, 즉 유산소 운동 중 존 2(Zone 2) 강도로 40분 이상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존 2 운동이란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부르기 어려운 수준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말합니다. 이 강도에서 우리 몸은 지방과 당을 가장 효율적으로 연소하고,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산화질소(NO) 생성을 촉진합니다.
지금은 협심증 자체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혈관 건강은 완치가 없었습니다. 운동과 루틴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데도, 음식 조절에 실패하거나 수면이 부족한 날이 며칠 이어지면 운동 중 어지럼증과 피로감이 금세 나타납니다. 혈관 건강은 한 가지 요소만으로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배운 셈입니다.
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대표적 위험 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이른바 '삼고 질환')
- 흡연 및 간접흡연
- 신체 활동 부족과 장시간 좌식 생활
-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많은 식습관
- 만성 수면 부족과 과도한 스트레스
국내 건강 검진 수진자 55만 명을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위험 인자가 높은 군은 낮은 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약 7~8배 높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위험 인자를 얼마나 조절하느냐가 결국 혈관 나이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2. 혈당스파이크, 가장 먼저 잡아야 할 이유
제가 식습관 개선에서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이 바로 혈당스파이크 차단입니다. 혈당스파이크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남은 포도당이 혈액 속 단백질과 결합해 당독소(AGE, 최종당화산물)를 만들어냅니다. 당독소는 혈관벽에 들러붙어 동맥경화를 가속시키는 주범입니다.
동맥경화란 혈관 내벽에 지질과 염증 물질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상태입니다. 혈관이 70% 이상 좁아질 때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걷는 순간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비로소 협심증 증상이 나타납니다.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음식 섭취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큰 차이를 경험했습니다. 식사를 시작할 때 나물이나 샐러드 같은 채소를 두세 젓가락 먼저 먹고, 그다음 계란이나 생선 같은 단백질, 마지막으로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 순서로 먹습니다. 채소의 식이섬유가 위장에 일종의 그물망을 형성해 뒤이어 들어오는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원리입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단백질을 먼저 섭취한 뒤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식후 혈당이 최대 73%까지 감소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혈당관리는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 생활습관 개선으로 극복해야 하며 제가 쓴 이전글 [당뇨 전단게 혈단관리]를 참조하세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은 벌써 1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습니다. 수면 중 호흡과 땀으로 500ml 이상의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아침은 하루 중 혈액 점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입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오전 6시에서 1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간대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는데, 끈적한 혈액 상태까지 겹치면 위험이 배가됩니다. 미지근한 물 한 잔이 그 위험을 낮추는 가장 간단한 루틴입니다.

3. 산화질소와 비타민C, 혈관 탄력의 두 기둥
운동과 식습관을 관리하면서 제가 추가로 챙기기 시작한 것이 비타민C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혈관 내피세포(endothelium)는 산화질소(NO)라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여기서 산화질소란 혈관을 고무줄처럼 유연하게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고 혈류를 원활하게 만드는 신호 물질입니다. 이 산화질소가 충분히 생성되어야 혈관이 탄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트레스, 흡연, 미세먼지, 고혈압, 내장비만 같은 요인들이 산화질소를 빠르게 파괴한다는 점입니다. 비타민C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산화질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혈관은 콜라겐 단백질로 이루어진 구조물인데, 나이가 들수록 상처가 생기고 콜라겐이 분해되면서 혈관벽이 약해집니다.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조효소로 작용해 혈관벽의 재생을 돕습니다.
이 글은 건강에 관한 개인적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혈압약이나 혈당 관련 약물은 반드시 담당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타민C의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을 45~110mg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과량 복용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 WHO).
진정한 항노화는 얼굴 주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속 혈관을 젊게 유지하는 데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년간 습관을 바꿔오면서 느낀 건, 평생 몸에 밴 오래된 습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입니다. 폭음, 과식, 단 음식에 손이 가는 날이 아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바로 자각하고 교정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고쳐나가는 것, 그것이 결국 혈관 나이를 늦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본 블로그의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블로그는 정보 제공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HGsH1ZLA-U
https://www.youtube.com/watch?v=uDaPsJf5y7w&t=398s
https://www.youtube.com/watch?v=lNyp2h14gY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