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소화내시경 세부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예약을 잡으면서 내 나이에 맞는 꼭 필요한 검진을 추가로 잡았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은데도 하는 과잉검진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있었고, 과연 어떤 검진이 효율적인 검진 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글은 국가건강검진 외에 어떤 검사를 왜 추가해야 하는지, 그리고 검진을 받을 때 어디서 누구에게 받아야 하는지를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제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국가건강검진의 5가지 채택 기준 과 필수 혈액검사(eGFR)
국가건강검진은 사실 꽤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검진 항목이 채택되려면 다섯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국내 유병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조기 발견으로 기대 여명을 실제로 늘릴 수 있어야 하며, 전국 검진 기관이 시행 가능한 방법이어야 하고, 받는 사람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비용 대비 효과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조건을 전부 통과한 검사만 세금을 들여 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혈액 검사 항목만 봐도 그렇습니다. 공복혈당으로 당뇨를 선별하고, 간수치(AST/ALT)로 지방간이나 만성 간질환을 잡아내며, 사구체여과율(eGFR)로 만성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합니다.. 이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미 콩팥 기능이 상당 부분 손상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콩팥은 90% 가까이 손상되어야 수치에 이상이 나타날 만큼 조용한 장기입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혈액 검사가 중요합니다.
5대 암 검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은 근거 수준이 확인된 검사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접하면서 느낀 것은, 이 항목들이 '충분하다'라고 안심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국가검진에서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고 1~2년을 아무 걱정 없이 지내다가, 증상이 생겨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를 주변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검진은 큰 그물로 한 번 훑는 것이지, 모든 병을 잡아내는 정밀망이 아닙니다.
반면,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처럼 과잉 이용되는 검사도 있습니다. PET-CT란 방사성 포도당을 체내에 주입한 뒤 전신을 촬영하여 암세포가 집중적으로 당을 소모하는 특성을 이용해 병변을 찾아내는 검사입니다. 원래는 암 환자의 전이 여부나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인데, 건강한 사람이 종합 검진 패키지로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방사선 피폭량입니다. 자연 방사선 연간 노출량이 약 3 mSv 수준인데, PET-CT는 한 번에 20 mSv 안팎의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아무 증상도 없는 사람이 굳이 이만한 피폭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위양성(실제로는 이상이 없는데 이상 소견이 나오는 것) 비율이 높아, 불필요한 후속 정밀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어정의
- 사구체여과율(eGFR): eGFR이란 콩팥이 혈액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걸러내는지를 수치화한 지표
- mSv:시버트(Sv)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단위 (일반적인 건강검진 목적의 연간 추가 피폭 권고치는 1 mSv 이하로 권장됩니다(의료적 치료 목적 제외).
2. 영상의학과,내시경 세부전문의 확인이 필수인 이유
국가검진은 무료라는 장점이 있지만, 항목이 제한적입니다. 제 경우 4년 전부터 헬스장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식단과 생활 습관도 상당히 바꿨습니다.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내왔지만, 이전 검진에서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검진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용종(폴립)이란 대장 점막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작은 조직 덩어리로, 선종성 용종의 경우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아프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검사가 있다는 걸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대장내시경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국가검진에서는 매년 분변잠혈검사(대변에 미세한 혈액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만 제공합니다.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비로소 대장내시경 비용을 지원받습니다. 하지만 용종이 있어도 출혈이 없으면 음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45세에서 80세 사이라면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추가로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한 경우에는 2~3년으로 간격을 줄여야 합니다.
복부초음파도 한 번쯤은 받아볼 만한 검사입니다. 간, 담낭, 담도, 췌장, 콩팥, 비장을 한 번의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발견이 늦어 예후가 나쁜 암 중 하나인데, 초음파로 절반 정도는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 검사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시행하는 곳이 훨씬 정확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보니 같은 초음파 검사라도 집도하는 의사의 전공에 따라 판독 정밀도에 차이가 났습니다. 검사를 예약하기 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시행하는지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내시경은 국가검진에서도 제공하지만, 위장조영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장조영술이란 바륨 조영제를 마신 뒤 엑스선으로 위의 형태를 간접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조기 위암처럼 점막 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눈으로 직접 봐야만 발견할 수 있는 병변은 조영술로는 놓칩니다. 반드시 위내시경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에게 받는 것을 권합니다.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란 소화기내과 전문의 중에서도 내시경 분야의 추가 수련과 자격시험을 통과한 의사를 말합니다. 저는 이번 검진을 이 자격을 갖춘 의사가 있는 병원으로 예약했습니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같은 날 함께 받을 수 있어 번거로움도 줄고, 한 사람이 연속해서 검사하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판독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3. 갑상선암 사례로 본 과잉 검진이 위험성과 건강검진 체크리스트
지인 한 분이 별로 불편하지도 않았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암 초기 소견이 나와 수술을 받았다가, 이후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다른 곳에서 암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진행이 매우 느려 '암이지만 수술 없이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이 사례를 들으면서 과잉 검진과 과잉 치료의 경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검진은 두 가지 원칙으로 정리됩니다. 국가건강검진은 무조건 받는다. 추가 검진은 나이, 가족력, 생활 습관을 고려해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하되, 전문성을 갖춘 의사에게 받는다. 아무리 좋은 검사도 잘못된 기관에서 받으면 의미가 반감됩니다. 검사 예약 전에 해당 병원에 전화해서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시행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준비입니다.
국가건강검진에서 꼭 챙겨야 할 핵심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혈액 검사: 공복혈당, 간수치(AST/ALT), 사구체여과율(eGFR), 지질 수치(LDL/HDL 콜레스테롤)
- 5대 암 검진: 위암(위내시경), 대장암(분변잠혈검사), 간암(AFP+초음파), 유방암(유방촬영술), 자궁경부암(세포진 검사)
- 혈압, 체중, 허리둘레 등 기본 신체 계측
우리나라 국가건강검진 체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며, 검진 항목과 대상자 기준은 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본 블로그의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검진 항목과 주기는 본인의 건강 상태, 가족력,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블로그는 정보 제공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QYD3_AQTIQ&t=233s
https://www.youtube.com/watch?v=yjV-gHRoUd0